만화책에서 일반서적으로: 시간 확보와 독서 습관의 전환

씹기 어려운 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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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책 10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는 1인당 독서량이 약 5권 내외로 확인됐고 그 두 배인 10권을 읽어보자는 취지에서 결정되었다. 나름 라이트노벨과 웹소설, 만화책으로 단련된 덕력(?)을 기반으로 10권은 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껌은 생각보다 씹기 어려운 껌이었는데, 막상 독서를 시작하니 쉽지 않았던 것이다. 나의 독서를 어렵게 만든 두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시간
2. 이해

정말 시간이 없어? 그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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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이 왕복 2시간이 걸리는 나는 시간을 내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리고 독서 외에도 운동, 스터디, 청춘사업 등 핑계 댈 것들이 너무 많았다. 시간 확보를 위해 나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았는데,

그 중 첫 번째는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출퇴근 시간이 2시간이라는 것은 달리 말하면 2시간 동안은 정적인 어떠한 활동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첫 시도는 무참히 실패했다.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은 다른 말로 지옥철이라고 불린다는 것을 잊었다. 좌우로 흔들리며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있는 지옥에서 책을 읽는 것은 매우 힘들었으며, 옆 승객의 날카로운 시선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는 독서모임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독서모임은 문토라는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유저가 하고 싶은 것들을 소셜링에 게시하면 그것에 관심 있는 다른 유저가 참가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집과 최대한 가까운 소셜링에 참여하였고 책을 읽어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도 있어 재밌는 시간이었다. 소셜링 덕분에 유튜브를 보는 습관이 독서를 하는 습관으로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하지만 대부분의 소셜링은 호스트의 시간에 맞춰 진행되므로, 호스트가 바빠지면 소셜링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세 번째 시도는 조금 뻔하지만, 직장 동료나 친구들에게 현재 책을 읽고 있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 대화에서는 그 책을 다 읽었는지, 어땠는지 물어보는 경우들이 왕왕 생겨 읽게 되는 기적의 방법이다. 또한 직장 동료 중 의외로 독서 고수가 있을 수 있어 책 추천이나 독서 방법 추천을 받을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시간을 들여 책을 읽었지만 이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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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노력해 시간을 확보했지만 책을 읽는 중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다. 책책의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고 머릿속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방금 읽었던 페이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 원인을 파악해야 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지속적으로 나의 읽는 방식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줄을 읽다가 갑자기 6줄을 뛰어넘어 읽는다. 처음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고, 어떻게 이런 습관을 갖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며 과거 책 읽었을 때를 돌이켜 보았다. 나는 유년 시절 만화책을 정말 좋아했고, 초등학교 6년 동안 만화책 약 3000권을 대여해서 보았다.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책의 컷 분할과 현재 나의 책 읽는 방식이 다소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화책은 그림과 대사가 같이 있기 때문에 컷을 뛰어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그렇게 만화책으로 길들여진 나는 일반 책을 읽을 때도 컷을 뛰어넘는 것처럼 내용과 상관없이 글을 뛰어넘어 읽었던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내용이 이해될 리 없었다. 문해력이나 독해력 이전에 책을 제대로 읽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왼쪽) 나의 독서 습관 (오른쪽) 만화책의 컷 분할 방식

 

그래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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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문장을 뛰어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영화관 포토티켓 혹은 카드 형식의 책갈피를 이용해 한 줄씩 읽으며 줄 바꿈을 시도했다. 책갈피가 다음 줄을 가리고 읽는 줄만 보여주니 나는 그 줄에만 집중하면 되었고, 효과적으로 책을 정독할 수 있었다.

현재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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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목표했던 10권 중 6권을 읽는 데 성공했고,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목표 달성 후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을 다시 목표로 잡지 않을까 싶다. 또한 사내 독서 동아리와 문토의 소셜링을 활용해 정기적으로 읽었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도 해보고 싶다. 서로 다른 견해를 듣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고 나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 같다.